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큐레이터 핵심 코멘트
김대식 교수, 유현준 소장, 송길영 작가의 대화를 보면서 내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AI 시대의 핵심은 단순히 ‘AI가 얼마나 똑똑해질 것인가’가 아니라, 그 시대에도 인간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을 수 있느냐는 문제라는 점이다. 우리는 지금까지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인간의 ‘수고’를 줄여왔다. 그런데 AI가 그 수고를 거의 전부 대신할 수 있게 되면서 역설적으로 ‘내가 왜 필요한가?’라는 질문을 받기 시작했다. 영상에서 나온 ‘원본 인간’이라는 개념이 특히 와닿았다. 누구나 할 수 있고 AI가 복제할 수 있는 능력보다, 오랜 경험과 시행착오, 관계, 취향, 몸으로 쌓아온 시간처럼 쉽게 복제할 수 없는 것이 오히려 더 가치 있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. 나는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모두 빼앗는다는 식의 단순한 전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. 오히려 AI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보다, AI를 이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통제할 수 있는 사람과 AI가 만들어준 결과를 소비하는 사람의 차이가 훨씬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. 그리고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. 지금은 AI가 내놓은 답을 사람이 검증할 수 있지만, 어느 순간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결과를 AI가 만들어내기 시작하면 우리는 판단자가 아니라 단순 승인자가 될 수도 있다. 그래서 앞으로 필요한 능력은 AI보다 더 빨리 계산하거나 더 많은 지식을 외우는 것이 아닐 것이다. 무엇을 만들 것인지 결정하는 힘, 결과를 의심하고 검증하는 힘, 그리고 나만의 경험과 관점을 축적하는 힘. 결국 AI 시대에 지켜야 할 것은 일자리 하나가 아니라 인간의 ‘주체성’이라고 생각한다. AI가 수고를 대신해주는 시대가 올수록 역설적으로 나는 더 많이 경험하고, 만들고, 실패하면서 나만의 원본을 쌓아야 한다. 기술이 강해질수록 인간에게 가장 희소해지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‘나만의 이유와 서사’가 아닐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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